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우리보다 먼저 빈대에 뚫린 다른 나라들에선 '국가 비상사태'를 넘어서 '빈대가 국가적 정신병을 유발한다'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. <br> <br>특히 내년 파리 올림픽이 빈대의 전세계적 확산에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. <br><br>세계를 보다, 김민곤 기자입니다.<br><br>[기자]<br>프랑스 파리의 호텔 앞에 매트리스 수십 개가 쌓여있습니다. <br> <br> 프랑스의 또 다른 도시 마르세유의 길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. <br> <br> 빈대가 발견돼 버리기 위해 내놓은 매트리스입니다. <br> <br> 집과 숙박시설만이 아니라 지하철과 버스에서도 빈대가 등장합니다. <br> <br> 지하철역에서 나온 시민들에게 빈대가 붙었다고 장난을 치면 화들짝 놀랍니다. <br><br>[현장음] <br>"(거기 빈대 있어요!) 아악!" <br> <br> 파리 올림픽을 8개월 앞두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. <br><br> 보름 가까이 머무는 각국 선수단과 관광객을 통해 곳곳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. <br><br>[아메야 곤더레이커 / 미국 퍼듀대 곤충학과 교수] <br>"파리의 빈대 상황은 과거 브라질에서 모기로 인해 퍼졌던 지카 바이러스 문제와 매우 비슷합니다." <br> <br> 이웃 나라 영국은 작년 2분기부터 빈대의 집안 침입 신고가 1년 새 65% 급증했습니다. <br> <br>[사디크 칸 / 런던 시장] <br>"(방역) 절차들을 잘 밟고 있다고 자신하지만,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." <br><br>미국에서 빈대가 두 번째로 많은 도시로 꼽히는 뉴욕의 경우도, 지난 8월 빈대 발생 민원이 2년 전보다 배로 늘었습니다.<br> <br>[뉴욕현지 방송 (지난달 27일)] <br>"연말 연휴가 가까워질수록 (뉴욕) 여행은 불청객들을 초대할 수도 있습니다. (전문가들은) 시민들에게 집에 빈대들이 숨어있지 않은지 다시 한 번 체크하라고 말합니다." <br> <br> 일본 도쿄에서도 빈대 피해를 호소하며 상담을 받는 사례가 5년 전보다 60% 가까이 늘었습니다. <br> <br> 반면 국제 제재를 받고 있어 교역이 끊긴 러시아는 빈대가 넘어올 일이 없다며 "빈대나 잘 잡으라"며 서방을 조롱합니다. <br> <br>[블라디미르 푸틴 / 러시아 대통령(지난 1일)] <br>"유럽 대도시의 빈대가 우리에게 수출될 가능성은 적습니다." <br><br>지구촌에 빈대가 속출하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가 꼽힙니다. <br> <br> 25도에서 35도 사이 번식이 가장 활발한 빈대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번식이 왕성해졌다는 분석이 있습니다. <br> <br> 이에 더해 살충제에 대한 빈대의 내성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고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늘면서 빈대도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는 겁니다.<br> <br> 프랑스에선 빈대 창궐을 방치한 중앙 정부의 무책임을 추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. <br><br> 전염병을 옮기지 않는 빈대는 관리 대상 해충이 아니란 이유로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겁니다. <br> <br>[마틸다 파노 / 프랑스 야당 의원] <br>"빈대 문제는 잠도 못 자게 하고, 편집증을 일으키는 데다가 사회적으로도 고립되게 만듭니다. 국가적 보건 문제인데도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요." <br> <br>빈대 문제는 이제 단순한 골칫거리를 넘어 해결해야 할 국가적 숙제로 다가왔습니다. <br> <br>세계를 보다, 김민곤입니다.<br> <br>영상편집: 형새봄<br /><br /><br />김민곤 기자 imgone@ichannela.com